2025년 2월 25일.
차를 몰고 골든서클을 이동하는 동안 멀리 둥글게 솟은 능선 같은 지형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워질수록 “저게 케리드인가?” 싶었고, 도착하니 넓은 공터 같은 주차장에 차와 관광버스가 꽤 많이 서 있었다.
주차장에서 입구까지는 멀지 않았다. 안내판을 지나 조금 올라가자 갑자기 시야 아래로 케리드 분화구(Kerið Crater)가 열렸다.
사진보다 먼저 느껴진 크기
위에서 분화구를 내려다본 첫 느낌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는 것이었다.
사진을 찍으면 호수와 능선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지만, 실제로 서 있으면 시야 전체가 움푹 파인 지형으로 채워졌다. 한 장의 사진으로는 그 깊이와 폭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
현재 공식 안내는 케리드 분화구를 약 55m 깊이, 170m 폭, 270m 길이의 화산 분화구로 소개한다. 숫자를 알고 다시 사진을 보니 당시 체감했던 크기가 조금 이해됐다.
겨울이라 분화구 아래 호수는 하얗게 얼어 있었다. 흔히 보이는 여름 사진의 푸른 호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지만, 붉고 검은 화산암과 하얀 얼음의 대비가 오히려 이 계절만의 풍경처럼 보였다.
화산 활동이 이런 거대한 지형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니 자연 앞에서 사람이 얼마나 작은지 새삼 느껴졌다.
분화구 위를 한 바퀴
먼저 위쪽 림을 따라 한 바퀴 걸었다.
한쪽에서는 얼어붙은 호수가 계속 내려다보였고, 반대쪽으로 눈을 돌리면 낮은 산과 숲, 넓은 평원이 길게 이어졌다. 같은 장소인데 몇 걸음만 옮겨도 분화구 안쪽과 바깥쪽 풍경이 완전히 달랐다.
관광객은 많았지만 능선을 따라 걷다 보니 한곳에만 몰려 있다는 느낌은 덜했다. 다른 방문 후기에서도 정상 림 산책과 호숫가로 내려가는 길을 함께 걷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제로 두 동선의 인상이 꽤 달랐다.
가까워 보였던 호수까지 내려가기
위를 한 바퀴 돈 다음에는 분화구 아래로 내려갔다.
위에서 볼 때는 호수가 바로 아래에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막상 계단과 길을 따라 내려가니 생각보다 한참 내려갔다. 체감으로는 아파트 10층 높이쯤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호숫가 가까이 내려가 올려다보니 위에서 보던 분화구와 또 달랐다. 조금 전까지 내가 걷고 있던 능선이 머리 위를 크게 둘러싸고 있었고, 분화구의 높이와 경사가 훨씬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위에서는 분화구 전체의 모양이 먼저 보였다면, 아래에서는 그 안에 내가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 먼저 느껴졌다.
케리드는 오래 머물러야 하는 관광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정상에서 한 바퀴 돌고 호숫가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동안 같은 분화구를 두 가지 크기로 본 것 같은 느낌이 남았다.
사진에 담긴 것보다 실제로 서 있었을 때 훨씬 웅장했던 곳이었다.
이어서 보기 셀야란드포스, 그리고 바위틈 끝에서 만난 글류프라부이PRACTICAL INFO
- 장소: 케리드 분화구 (Kerið Crater)
- 지역: Grímsnes, South Iceland · Destination Hub는 Golden Circle
- 방문: 2025-02-25
- 주소: Kerið, 805 Selfoss, Iceland
- 규모: 공식 안내 기준 약 55m 깊이, 170m 폭, 270m 길이
- 동선: 분화구 림 산책로와 호숫가로 내려가는 길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 입장료: 공식 사이트 기준 현재 1인 700 ISK의 서비스 요금
- 주차: 공식 안내 기준 무료 주차
- 시설: 공식 안내 기준 현장 화장실 이용 가능
- 준비: 공식 안내는 날씨에 맞는 복장과 편한 하이킹화를 권장한다.
- 겨울: 눈·얼음 상태에 따라 길이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현장 통제와 보행 상태를 확인한다.
- 정보 확인일: 2026-10-05